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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이 필요한 이유

한국언론진흥재단/표완수 발행/김성재 편집
기사입력 2022.02.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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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언론을 사회의 감시견이라고 말합니다. 권력을 주시하고 민주주의 사회를 이끌기 위해 존재하는 감시견. 그렇다면 언론이 감시견으로서 기능을 다 하고 있는지는 누가 감시할까요? 우리에게 미디어 비평이 필요한 이유가 이 질문의 답이 될 수 있습니다.

 

미디어 비평의 역사

우리나라는 1960년대 라디오 프로그램 비평과 1970년대 텔레비전 프로그램 비평을 통해 미디어 비평의 역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때의 미디어 비평은 학자들 중심으로 이뤄졌고, 방송의 선정성이나 폭력성을 지적하는 데 그쳐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웠죠.

 

이후 1980년대에 활동한 주부 모니터 요원 중심의 선거보도감시단이 시민 참여형 미디어 비평의 뿌리가 됐고 미디어 비평 연구에서 주요 인물인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등장하며 미디어 비평이 활발히 이뤄졌습니다. 이어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오마이뉴스, 대자보 등 인터넷 뉴스 미디어들도 가세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미디어 비평의 모습을 갖춰갑니다.

 

해외 언론의 미디어 비평은 어떤 모습으로 전개돼왔을까요?미디어 비평이라는 의미를 확립하는 데에는 1960~70년대의 영미권 비평 활동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국의 경우는 1981년 출간된 무책임한 권력이라는 책을 통해 미디어 비평이 자리 잡았고, 프랑스는 시민사회가 주도한 비평 활동을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권력화된 집단이라는 비판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언론과 일반 대중 사이의 갈등이 벌어져 프랑스 시민사회와 언론간 불신의 양상이 펼쳐지기도 했고요.

언론이 한국 사회 난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지금의 미디어 비평은 팟캐스트, 유튜브,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대중을 중심으로 과거보다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양적 발전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들 역시 남아있습니다. 언론 전반에 대한 무책임한 분노를 부추기는 유튜브, 팟캐스트 콘텐츠를 지양하고 건강한 비평이 오가는 장을 만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정파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진영 논리와 팬덤 정치가 미디어 비평이름으로 자행되기 너무나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죠. 미디어 비평이 상대 진영 공격의 무기로 활용돼선 안 됩니다. 또한 미디어 비평과 언론 혐오를 구분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기레기담론을 무책임하게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콘텐츠들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미디어 비평의 양적 발전은 물론 질적 성숙 또한, 비평 주체 모두의 과제일 것입니다.

 

미디어는 허위 정보를 확산하는가, 검증하는가

 

뉴스 이용자들은 미디어를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합니다. SNS나 커뮤니티 등에서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요즘이지만 그런 플랫폼들의 정보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움직임 또한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미디어는 정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까요?

 

원칙 반하는 팩트체크 남발은 금물

20대 대선을 앞두고 언론은 후보들의 발언에 대한 사실 검증과 뉴스의 팩트체크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의 수를 늘리거나 아예 팩트체크 코너를 따로 만들어 콘텐츠를 올리기도 하는데요.

 

노컷뉴스는 112일에 대통령 바뀌면 병사 월급 200만원시대줄 돈은 있나라는 기사를 <노컷체크>라는 타이틀로 게재했습니다. 각 대선 후보들이 병사 월급을 200만 원 정도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에 대한 기사로, ‘(달성 여부의) 시기와 속도를 두고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렸다‘(, 또는 거짓에 대한) 판단 유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팩트체크는 사실성을 가릴 수 있는 의제를 검증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의견은 검증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죠. 위 기사의 경우도 공약의 합리성을 따진 것이지 사실관계를 검증한 것이 아님에도 팩트체크라는 타이틀을 붙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많은 언론들이 팩트체크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 기사들이 정말 팩트체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언론도 허위 정보에 속는다

팩트체크의 대상을 선정하는 문제에 더해, 허위 정보가 정보 생태계에 퍼지는 데 기성 언론이 일조하고 있다는 것도 경계할 일입니다.

 

20194월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산불이 발생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언론사 사장과 술을 마시느라 한참 후에나 현장에 나타났다는 내용의 허위 정보가 확산했습니다. 관련 정보를 최초로 생산하고 유포한 것은 보수 성향 개인 유튜버지만, 이 정보가 널리 퍼져나간 데는 YTN, JTBC, 채널A 등 주요 기성 방송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한몫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인은 확실하지 않은 정보 속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어떤 것을 보도하고 어떤 것을 보도하지 않아야 할까요? 인터넷 관련 비영리 연구 기관인 데이터앤소사이어티는 보고서를 통해 사실성이 의심되는 정보의 보도 여부를 결정할 때 참고할 몇 가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지금 하면 딱 좋은 팩트체크 방법?

대선을 앞둔 지금 언론의 팩트체크는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언론이 성공적인 팩트체크를 하기 위한 방법으로 2020년 미국 대선을 사례로 언론 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국은 1988, 최악의 선거로 평가받은 제41대 대선을 거쳤습니다. 당시 조지 부시 후보를 위해 맹활약했던 선거 기술자 리 앳워터는 승리를 위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후 미국 언론계는 정치권의 흑색선전을 그대로 인용하는 따옴표 저널리즘을 지양하는 움직임이 일었습니다.이에 CNN 출신 기자를 중심으로 조직된 팩트체킹의 원조, ‘팩트체크닷오르그가 등장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팩트체킹 전문 칼럼인 <팩트체커>라는 코너를 개설했으며, 플로리다 지역신문국장 출신이 참여한 폴리티팩트닷컴도 등장했습니다. 이 셋을 합쳐 미국의 3대 팩트체커라고도 부르죠.

 

2020, 미국 3대 팩트체커를 비롯한 10개의 팩트체크 기관과 2개의 스페인어 매체가 협업을 시도했습니다.메신저 프로그램인 왓츠앱의 지원으로 영어 버전과 스페인어 버전의 검증 결과를 팩트챗이라는 챗봇에 업로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미국 팩트체커들이 대선 과정에 대한 팩트체크 결과를 업로드하면, 스페인어로 번역돼 스페인어 사용자들에게도 공유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 프로젝트는 영어권은 물론 스페인어 사용자들에게도 큰 효과를 낳았습니다. 또 일부 내용은 팟캐스트로 만들어지거나 팩트스트림이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되는 등 팩트체킹의 새로운 전달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었죠.

 

대형 선거를 앞둔 시점을 활용해 협업의 타이밍을 잡았다는 점, SNS를 활용해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는 점 등 현재의 한국 언론에 시사하는 바가 큰 팩트챗 협업. 우리 언론도 협업을 통해 팩트체크 저널리즘이 한 발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지금이 우리 언론에게 가장 중요한 시점이자 변화를 끌어낼 절호의 순간일지 모릅니다.(한국언론진흥재단/표완수 발행/김성재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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